'융자조정 시들' 융자소송 몰린다…비용 더 들어도 조건 덜 까다로워
지난해 말 부터 한인들에게도 큰 관심을 끌어오던 융자조정 인기가 시들해지고 융자소송으로 한인들이 몰리고 있다. 융자업계에 따르면 융자조정을 신청했다 융자소송으로 바꾸거나 아예 처음부터 융자소송을 찾는 한인들이 최근 들어 크게 늘고 있다. 론팬 모기지의 앤드류 문 부사장은 "융자조정에서 융자소송으로 바꾸는 한인들이 많다"며 "올해 초 까지만 해도 융자조정이 주 문의사항이었는데 요즘은 융자소송에 대해 문의하는 주택소유주들이 더 많다"고 말했다. 이처럼 융자소송으로 한인들의 선호가 바뀌는 것은 융자조정이 당초 오바마 행정부가 장담한 것 처럼 혜택이 많지 않은 데다 조건이 까다로와 한인들은 거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. 실제로 융자조정을 신청한 한인들이 승인을 받는 비율은 20%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융자업계는 보고 있다. 또 융자은행들이 시행에 혼선을 빚으면서 융자조정 수속 기간이 계속 길어지고 있는 데다 융자조정을 둘러싼 사기가 극성을 부리는 것도 융자조정에 대한 주택소유주들의 거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. 문 부사장은 "똑같은 조건의 고객이 융자조정을 신청했지만 1명은 승인이 나고 1명은 거부당하기도 하는 등 융자은행도 오락가락하고 있다"며 "이러한 상황 때문에 고객들이 융자조정에 대한 피로 현상을 느끼고 있다"고 상황을 전했다. 더욱이 융자소송은 융자조정에 비해 조건이 덜 까다로운 데다 성공하면 융자조정보다 더 좋은 조건을 이끌어낼 수 있다. 단 수속비용은 융자조정에 비해 많이 든다. 부동산법 전문 원동석 변호사는 "융자소송을 의뢰하는 고객들 중 융자조정을 신청했다 거부당했거나 결과에 확신을 갖지 못해 바꾸는 경우가 많다"며 "융자은행마다 융자조정 서류가 산더미처럼 밀리면서 제때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고객들을 화나게 해 융자소송으로 모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"고 말했다. 융자조정과 융자소송 차이 융자조정은 차압 위기에 처한 주택소유주들의 모기지 페이먼트를 하향조정해 줌으로써 주택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. 오바마 행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융자은행들은 이 가이드라인에 맞춰 주택소유주들의 융자조건을 변경해주고 있다.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주택소유주가 융자조정 조건에 부합하면 융자은행은 주택소유주 월 수입의 31%선으로 융자 페이먼트를 낮춰준다. 그러나 월 수입을 증명해야 하며, 현재 페이먼트가 월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도 거부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. 반면, 융자소송은 융자 자체의 문제를 따지는 것이다. 즉, 융자은행이 융자를 내줄 때 관련법을 준수해야 하는데 위법 사항이 있는 지를 따져 이를 토대로 융자은행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. 따라서 수입 증명이 필요없고 크레딧이 높지 않아도 되는 등 조건이 덜 까다롭다. 최근에는 융자소송을 제기했다 합의를 통해 융자조정의 결과를 이끌어내려는 시도도 많다. 김현우 기자 khwo@koreadaily.com